[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딱 붙었다. 연휴 전 마지막 장을 1407원대에서 마감한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에도 140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상황과 한미 통상협의 관련 양국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5일 금융정보 단말기 엠피닥터에 따르면 연휴 전 서울 외환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일 환율은 정규장을 1400원(서울외국환중개 기준), 다음날 새벽 2시 야간장을 1407원에 마쳤다. 야간장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선 이후 7거래일 연속 1400원대를 이어갔다.
한미 통상 협의 후속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대미 관세와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대한 부담이 원화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와 함께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과거 셧다운이 2~3주 이내에 해결됐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경험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셧다운이 최소 10일에서 최대 29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셧다운 여파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주목했던 미 노동부의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았다. 비농업 고용과 실업률 등 미 고용시장의 최근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고용보고서는 우리시간으로 3일 밤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기약 없이 지연됐다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둔화 위험을 저울질하며 이번달 통화정책 결정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지표가 ‘깜깜이’ 상태가 됐다.
시장은 민간 지표에 의존해 미국 경제 상황을 가늠하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 위원들이 최근 시카고 연은이 개발한 노동시장 지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카고 연은의 9월 실업률 사전 예측치는 4.34%며, 더 오를 확률(46.8%)이 떨어질 확률 (25%)보다 높았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셧다운 지속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매주 150억달러(약 21조 1000억원) 줄어들고, 한 달간 셧다운이 이어질 경우 4만 3000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계기로 연방공무원 대규모 해고를 압박하면서 고용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연준이 25bp(1bp= 0.01%포인트) 금리를 내리고, 연내에 추가로 한 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우려가 동시에 높아지면서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 선에서 움직이면서 달러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달러 약세 흐름에도 한미 통상 협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환율은 쉽게 하향 안정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전체로 보면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미 간 투자 패키지 협상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가능성은 낮지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미국이 보복관세를 물린다고 나설 경우 환율이 단기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13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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